10월 12일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 스님)에서는 10월 16일 봉행되는 생전예수재 6재를 앞두고 택전의식이 봉행됐다. 택전의식은 생전예수재 과정에서 사용되는 ‘함합소’와 ‘금은지전’을 조성하고 점안하는 일종의 사전 준비과정이다.
함합소에 들어가는 구성물 가운데 하나인 금은지전을 만드는 택전의식의 핵심은 동전모양으로 만들어진 종이에 스님들의 기도와 손길로 청정한 공양금의 의미를 부여는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길고 여러 스님들의 손을 거쳐야 하는 까닭에 오늘날 생전예수재에서 택전의식이 직접 설행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동참불자들이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독송하며 업장소멸을 발원하는 동안 스님들은 각 동참자들의 함합소에 들어가 있는 금은지전을 꺼내 먼지를 털어내며 이 지전이 청정한 공양금이 되도록 조전진언, 성전진언 등을 염송했다. 또 쇄향수진언을 염송하며 청정수를 뿌려 금은지전이 명부전에 올릴 수 있는 청정한 돈이 되기를 거듭 발원했다.
이날 봉은사에서 열린 택전의식은 생전예수재의 목적과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의식인 동시에 서울시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봉은사 생전예수재가 전통을 올곧게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로 평가됐다.
*생전예수재
죽기 전에 자신의 업을 참회하고 공덕을 쌓아 극락왕생을 발원한다는 의미에서, 재의식인 동시에 수행의 의미까지도 담고 있음